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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지명 이후

사회부적응자의 배설 2019. 9. 4. 01:10 posted by jenny-come-lately

 

 

나는 누군가가 한 말이 똑같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동생 4명에게 “내 목걸이 봤어?”라고 물었을 때, 4명 각자가 모두 “모르겠어.” 라고 대답한다면,
동생 4명의 대답의 실제 의미를 나는 다 다르게 해석한다. 
‘못 봤어’, ‘(엄마가 차는 거 봤지만) 말해 줄 수 없어’, ‘매번 언니 물건이 어디 있는지 나한테 물어 보지 마’, ‘지금 내 문제로 골치 아파서 뭐라고 했는지 들리지도 않아’ 등, 
실제로 못 봤던가, 거짓말 하는 것이던가, 귀찮다는 뜻이거나, (곤경에 처해서)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뜻 등으로 다르게 해석한다. 

어떤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하여 칼 로저스가 제안한 방법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펌 - 위키 백과) 로저스는 인간은 누구나 현실을 각기 달리 지각하고, 주관적인 경험이 행동을 지배하며, 외부 현실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내부적인 경험에 의한다고 믿었다. 
마찬가지로 그는 개인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의 개인적인 세계에 들어가서 그들의 내적 참조 체계(internal frame of reference)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내적 참조 체계란 개인이 세상을 보고 해석하는 눈(眼)으로, 
개인이 어떤 안경을 쓰고 사물을 보는지 어떤 느낌의 틀을 이용하여 생각과 감정을 갖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판단하는 것을 멈추고 그 사람이 어떠한 것을 바라보는 대로 그것을 보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자세는 심리치료사 혹은 상담사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어떤 내적 참조를 하는지 고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손혜원 의원이나 조국 후보가 올케와 제수를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의심하는 것은, 따라서 너무 당연하다.
상대의 내적 참조 체계를 모르므로 자신이 살아온 방식으로만 환경과 상대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싫어하던 대통령 후보로 나선 가장 중요한 계기가 세월호 사건 때문일 것이라고, 나는 감히 매우 강하게 확신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조국 후보가 저런 수모를 당하면서도 사퇴를 하지 않는 이유는 
“자리”가 탐나서가 아니라, 우직하고 순진하게 “검찰 개혁”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평론가인 김수민씨의 “나중에 해도 된다, 더 큰 정치인이 될 수 있다.”라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너무 정치공학적인 의견이 아닌가. 그리고 조국 후보가 법무부 수장이 되고자 하는 큰 의미에 대해 너무 도외시하고 있지 않은가.
조국 후보 자신에게는 “나중”은 의미가 없다.
조국 후보 자신은 아마도 개혁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문재인씨가 대통령일 때, 합리적인 윤석열씨가 보스일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이 아닌 나중이라면 조국 후보 자신은 법무부 장관 자리 따위 연연해하지 않을 것이다.

적대적 야당인 자한당과 언론이 그렇게 들쑤셨음에도 불구하고, 
조국 후보 자신과 “직접” 관련된 위법의 문제는 현재 시점에서 제대로 드러난 것이 없는 상황이다.
아니면 자한당이 게으르고 언론이 일을 안했거나.

조국 후보의 문제는 사실, 
1. 자식을 지극히 사랑하고 지원하는 아내, 
2. 사업하면서 실패하여 직계가족을 수습하지 못하고 부모가 운영하던 웅동학원까지 동원해 자금 문제를 일으키는 동생, 
3. 조국 후보의 이름을 팔고 다니면서 돈벌이를 하려고 했던 조카(사모펀드 등)
들이 사고 친 문제들이다.

왜 민정수석이면서 이런 것들을 바로잡지 못했을까-라는 한탄은, 나처럼 조국 수석의 인품을 긍정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의 발로이다.
이 문제는 “능력”에 대한 지탄으로 정당하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능력과 관련이 적은 것 또한 분명하다.

어떤 사람이 자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알 수는 없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의 내적 참조를 이해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그냥 편안하게 자신의 일만 하고 살면 자기의 내적 참조만을 적용하므로
주변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지 상상하기 쉽지 않다.
특히나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 경우 주변에 대하여 “알아야” 할 것과 “관리” 할 것이 많다.
나는 또 감히 말하건대, 예수와 부처가 “거지”가 아니고 높은 지위의 그리고 부유한 생활을 하는 상황이었다면 
그들이 이룬 정신적 깨달음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수와 부처는 부자는 천국에 갈 수 없다는 것과 공수래공수거를 가르쳤다.
부자와 가진 자가 “무조건 악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뭔가를 “갖고” 있으면 그 갖고 있는 것을 선하고 올바르게 관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덜 가지고 가난하게 사는 것이 더 쉬우므로 빈자 예찬을 했던 것이리라.
아무리 관리할 의지와 의도가 있더라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대다수의 한국의 부모들이 자식 문제를 부모의 뜻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처럼...

나는 이번 조국 후보에 관한 현상을 보면서 언론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무제한 기자 간담회에서 언론의 수준을 있는 그대로 목격할 수 있었다.
그동안 쏟아낸 기사들의 1% 만이라도 제대로 취재를 했어도 저런 수준까지는 내려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조국 후보는 싸가지 없는 대응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장장 11시간을 시종일관 진정성을 지닌 채였으며 품위를 지켰다. 
언론은 오늘 아침 해명된 의혹이 없다고 난리를 쳤다.
본인이 모르고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해명을 하겠는가.
돈과 지위에 눈이 뒤집힌 인사들이 대부분인 자한당 구성원들이야 돈에 대해 
‘모른다’는 말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 그 일당들의 내적 참조를 이해하면!
나는 궁금하다; 해명하지 않은 혹은 못한 의혹들이 검찰 수사로 혹시, 
조국 후보가 모르겠다고 한 것이 거짓으로 밝혀지게 되면 조국 후보의 저 진정성과 품위는 어떻게 표현될지 혹은 돌변할지....
어제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조국 후보는 진심으로 ‘풍족하게 살아서 미안하다’라는 의미의 말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조금 슬펐다.

잘나신 지도층(?)이 자기들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대통령이 고졸 출신인 것이 끔찍하게 싫었던 만큼, 그 이유와는 대척점에 있는
자기네들보다 잘난, 사법 고시에도 응시하지 않은 구름 위 선비같은 조국 후보 또한 세상에 없는 사람 취급하고 싶을 정도로 미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밴댕이들....

 

 

 

  1. Commented by ㄹㅈ at 2019.09.30 15:33

    지나가다 들렀습니다. 현재 평론가 김수민씨에 대한 논란이 궁금하던차에 관련검색글로 읽게되었는데, 글쓴이분의 글에 크게 공감하여 흔적을 남기고싶다는 충동이 들었네요. 오늘까지 토요일 촛불의 거대한 힘에 취해 흥분돼있는 상태이나, 언론의 자세엔 실망을 감출 수가 없어요. 앞으로는 또 어떻게 나아갈 지... 요즘은 시간이 금방 가버려요. 그럼 또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2. Commented by jenny-come-lately at 2019.10.06 12:34 신고

    조국 장관에 대한 근거는 없는 동시에 개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저의 '생각'만을 나열하였을 뿐입니다. 여기에서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는 "검찰","언론" 및 "야당"의 행태입니다. 아마 김수민 평론가님은 검찰과 언론의 문제거리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은 듯 합니다. 그만큼 조국 장관에 대한 실망이 크고 동시에 내년 총선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 저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대통령과 조국민정수석은 두 분이 함께 청와대에 계시면서 검찰개혁의 의지가 강했던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안타깝게도 민정수석실 본연의 책임과 능력이 뒤로 밀리게 된 것 아닌가하고 언론보도만 접한 일개 국민으로서 추측하고 있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