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살

사회부적응자의 배설 2020. 1. 1. 23:14 posted by jenny-come-lately

 

너무 바쁘게 살아온 편이라서 스쳐지나는 시간을 제대로 음미할 여유가 없었고, 그래서인지 오래 살았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노화에는 능숙하게 적응해가는 중이며 이어서 죽음에 대한 준비를 아주 천천히라도 시작해야 하는 때에 이르렀다고 본다.

가장 잘 극복해야 하는 문제는 그 시기가 몇 년 후가 되든지 간에 머지 않아 다가올 하나뿐인 가족인 모친의 부재 상황에 대한 대비이다.

그동안 어처구니 없이 가족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20여년 전 동생의 죽음과 7년 전 부친의 죽음 둘 다 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았으니 말이다.

모친은 눈에 띄게 인지력과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 아마 노화로 삶을 마무리하시고 따라서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한다.

나도 가족의 정상적인 죽음을 맞이하고 그리고 극복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간의 경험들에 대하여 매우 침착하고 안정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경험하여 과거와 기억으로 수납시켰으나,

솔직히, 극복했다는 100%의 확신은 들지 않는다.

아마도 나에겐 그 기회 혹은 경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연말 즈음에 발생한 소소한 운들은 내게 그 힘을 아주 조금은 보태주었다.

삶은 (적어도 나에게는, 구차하게라도) 살아진다.

어떤 해의 1월 1일에는 영화를 보게 되는 때가 있는데 오늘은 [포드 v 페라리]를 MX관에서 조조로 보았다.

가진 것이라고는 아주 멀쩡한 신체와 중간 이상 되는 정신뿐이 없는 내가 스스로에게 구차함을 덜어주는 요령들 중 하나는 켄 마일스의 여유와 과감함일 수 있다.

아 나...  배우 크리스찬 베일 팬 되야하는 거야?

 

2019년 자축 : 그 따구로 쫓기면서 '조금만' 부끄러운 학위과정을 마침. 

2020년 바램 : 부족한 공부를 웹컨텐츠 제작을 이용, 조금이라도 보충.